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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_자소서

자소서 분량을 꼭 채워야 할까?

  자소서를 쓸 때 분량을 꼭 채워야 하는지, 적게 쓰면 불이익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가끔 받습니다. 대부분 대학을 막 졸업하거나 졸업을 유예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이죠. 최소분량이 따로 지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정답은 그럴 필요 없다 입니다. 사실 이런 걱정은 정말로 학생스러운 걱정입니다.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직장인이라면, 당연히 분량을 채우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거든요. 어떤 분량이든, 질문에 적절하고 임팩트 있는 답변을 짜임새 있게 적어내면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사실 1,000자라고 해도 워드 기본설정 기준으로 A4용지 2/3 정도, 1500자라면 한 쪽 정도 분량입니다. 아무리 쓰는 입장에서 길게 느껴진다고 해도 그리 긴 글은 아니지요. 사실 자소서를 작성할 때, 분량보다는 짜임새나 구성을 더 고민해야 합니다. 너무 짧거나 너무 길다면, 주어진 질문에 대한 글의 구성이 적절하지 않다는 말과 비슷합니다. 그러므로 분량이 살짝 모자란다고(100~200자 정도) 해서 쓸데없는 문단을 하나 더 만들어서 분량을 채우는 식의 대응은 지양해야 합니다. 오히려 이 친구 글 못 쓰네라는 평가를 받기 싫다면 말이죠.

 

  본인이 전달할 내용의 구성(기승전결)이 정해졌다면, 그 다음엔 가능한 구체적으로 그 내용을 통해 자신이라는 지원자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사실 분량이 생각보다 살짝 모자라고 분량을 채우고 싶을 때 지원자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자신이 쓴 내용에 구체성이 떨어지지 않는지, 구체성을 보완할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추상적인 내용이라든지, 동어반복은 절대로 피해야 합니다.

  

  자소서를 읽는 실무자들도 사람입니다. 재미없는 글, 추상적인 글은 잘 와닿지도 않고 인상에 남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재미도 없는데 길기까지 한 글을 계속 읽고 싶은 인사팀 직원은 한 사람도 없을 겁니다.

 

  500자니 1,000자니 하는 분량의 기준은 지원자들 간에 공평한 어필의 기회를 주고, 그것을 읽는 인사팀의 업무부하를 줄여주며, 한편으로 정해진 분량 안에서 얼마나 짜임새 있는 글을(그리고 이를 통해 논리적인 사고력을) 보여줄 수 있는가를 보고자 하는 의도도 있습니다. 그러한 틀 안에서 지원자들이 그동안 거쳐온 경험과 인격 같은 것을 확인하는 것이죠.

 따라서 주어진 질문에 대한 답은, ‘분량은 중요치 않다. 그러니 글의 구성과 내용에 집중하라가 되겠습니다.